

靑少年


인장 지원

루아이 露哀
21 歲· 173cm · 49kg


-
여전히 창백한 느낌을 줍니다. 아직도 어딘가 아픈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인상을 줍니다. 얼굴은 전보다 더 마른 것 같이 보입니다. 입술은 생기 없이 부르튼 상태이며, 자주 허옇게 일어납니다. 입술을 손으로 뜯는 안 좋은 습관은 사라졌습니다.
-
중앙에 오기 전에 입었던 상처인, 본인 기준 왼쪽 볼, 턱선 가까이에 4cm가량의 찰과상 흉터를 포함해 새로운 흉터가 얼굴에 더 생겼습니다. ‘역신’으로서 박해받기도 하였고, 험한 일을 많이 하기도 해서 상처가 늘었습니다. 본인 기준, 입가 오른쪽 살짝 밑부터 턱까지 이어지는 열상흉터가, 중앙에서 살짝 오른 쪽, 이마와 머리카락 경계 부근에는 약 3cm가량의 또다른 찰과상 흉터가 생겼습니다. 손은 여전히 흉터가 많고 굳은 살도 많으며 많이 튼 상태입니다. 말고도 팔뚝과 다리에도 자잘한 흉터가 많습니다.
-
눈꼬리가 내려가 있습니다. 눈썹 역시 가늘고 길며, 바깥으로 갈수록 처져 있어, 어딘가 처연한 인상을 줍니다. 속눈썹은 그리 길지 않은 편이며, 외꺼풀을 가지고 있습니다.
-
눈의 색은 죽어가는 붓꽃마냥 짙은 보라색입니다.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 눈빛은 죽음으로 향하는 것과 비슷해보입니다. 머리카락으로 본인 기준 왼쪽 눈이 가려져 있습니다. 눈은 신령의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
머리카락은 직모이며, 3년동안 머릿결이 많이 상했습니다. 시들어 가는 제비꽃같이 탁한 연보라색입니다. 허리까지 오던 머리카락을, 귀밑까지 오는 아주 짧은 단발로 잘랐습니다. 헤어스타일은 앞머리 없이, 보는 사람 기준 3:7 가르마를 하고 있습니다. 머리카락 역시 신령의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
옷은 어렸을 때 입었던 옷 그대로입니다. 조금 더 낡아졌습니다. 옷은 중국의 송나라 복식을 주로 참조하였으며, 당나라에서 얻은 아이디어도 조금 추가되어 있습니다. 겉옷을 자주 걸치고 다닙니다. 옷은 크게 입고 다니는 것을 선호하는데, 특히 겉옷은 소매가 길고 넉넉하여 손등을 다 덮는 것을 좋아합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옷(겉옷, 하의 등)은 검은 색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안쪽의 상의는 흰색을 사용하며, 하의를 고정하는 끈의 색은 검붉은 색입니다.
-
작은 향낭을 허리춤에 차고 있습니다. 조금 비치는, 검은 천을 재질로 만든 주머니입니다.
외관
-
구슬 꿴 줄을 몸에 걸치고 있습니다. 구슬의 크기는 모두 지름 1cm정도이며, 중간중간 붉은 색이 하나씩 들어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투명합니다. 굳이 비유할 것을 찾자면, 구슬목걸이같이 생겼으나, 목걸이라기에는 상당히 깁니다. 목걸이 상태, 줄이 한 번 접혀있는 것을 감안한 상태에서의 길이는 약 50cm정도보다 살짝 깁니다. 붉은 구슬은 약15cm 간격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
신령의 영향으로 인해 온 몸에 부패의 증거가 나타납니다. 검보라색 안개무늬로 그 외관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등과 팔뚝에만 희미하게 있던 부패의 증거가, 몸의 꽤 많은 곳으로 퍼졌습니다. 목과 가슴팍 위, 손등, 허벅지까지 꽤 짙게 뒤덮었습니다. 여전히 옷으로 가려진 부분은 확인할 수 없으나, 그럼에도 누가 봐도 부패가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 보일 정도로 많은 부분이 뒤덮였습니다 실제로 썩는 것은 아니고 다만 썩어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주는 '무늬'일 뿐입니다.
-
신령의 증거는 과거, 깊은 생각으로 나타났던 것에 더해서, 무리해서 능력을 쓰면, 부패의 증거가 얼굴까지 순간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얼굴에 나타나는 순서는, 아랫볼-윗볼-이마 순서이고, 사라지는 것은 그 역순입니다. 이 모습을 타인이 보고 역겨워할 것을 걱정해, 상반신을 붕대로 매어 목과 가슴팍, 팔과 손등 등을 가렸습니다.
-
웃음을 자주 짓는 편이나, 전보다도 더 형식적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습니다. 본인의 마음 상태를 더 능숙히 숨길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
전보다는 걷는 데에 힘이 실려 있어, 가냘파 보임에도 쓰러지거나 부러지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
긴 하의로 다리를 덮고 있으나, 3년이 지났음에도 맹독의 영향을 받았던 왼쪽 종아리에는 아직 붕대가 감겨져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고생한 흔적이 손에 더 늘었습니다. 트고 굳은살이 배겨 있으며 잔흉터가 많은 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해 보입니다.

부패의 신령
-
먼 예로부터 먹고 사는 문제와 죽음의 문제는 항상 중요한 문제였다. 음식이 썩지 않기를 바라야 했고, 죽은 몸이 썩어 악취가 풍기는 일을 막아야 하는 등, 부패는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죽음과 불결함, 일어나지 않기를 빌어야만 하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관심 역시 신령에게는 힘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역병을 쫓기 위하여 역신이 있다고 믿기도 하였으니. 그러나 그러한 신앙 마저도 태양의 등장으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메마르고 뜨거운 곳에서 죽은 것은 미라가 될 뿐, 부패가 일어나는 일은 적었기에.
-
그러다가 다시 신앙이 등장한 것은, 태양이 사라지고 음습한 환경에서 다시금 부패가 시작되었을 때였다. 부패란 단순히 음식이나 시체 말고도 살아있는 사람의 몸까지도 좀먹는 역겨운 역신과 다름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과거의 이들이 그러하였듯 부패를 불결함과 죽음, 고통으로서 배척하였다. 그러나 과거에 그러하였듯, 그러한 배척의 의지 역시 신령에게는 신앙일 뿐이었기에, 이렇게 다시 나타날 수 있었다.
-
사람들은 해학적이었으므로, 바르지 않고 문란한 체계를 비웃으며 그것을 ‘썩었다’고 칭했다. 부패의 신령으로서는 불쾌할 수도 있는 것이었으나, 어지러운 통치는 악취보다도 더 역겹고 썩어가는 살점보다도 더 끔찍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패의 신령은 침묵한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그 의도를 알 수가 없다.
-
혼란이 가중될수록, 부패의 힘은 더욱 강력해졌다. 결코 썩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도 썩어가는 혼란스러움의 연속이었다. 부패란 죽은 육신을 다시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 것인데, 원래대로 회복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기에 ‘평범한 것’도 썩어가는 것인지,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알 수 없었다.
-
현신으로서 나타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자신을 받아들인 루아이의 몸에 자신의 증거를 남겨 두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썩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썩는 것은 아니다. 루아이의 손으로 하여금 부패의 권능을 허용한다.

성격
-
무모한
이전과 달리, 여유로운 상황에서의 무모함은 사라졌다. 그러나 급박하거나 위기의 상황에서의 용감함과 대범함은 여전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최대한을 이용하여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쩔 때 보면 ‘객기’라고 볼 수도 있다.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진 상태인 지금에도 의외의 일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성향이다. 이 무모함 덕이 루아이는 3년간을 잘 버티며 살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먼저 나서는 일은 드물고,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더 좋은 방법을 다른 사람이 제안하면 자신의 의견을 수그리는 일이 많다.
이전의 무모함과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 안에 항상 신중함이 묻어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과감한 행동에 늘 자신감이 붙어 있다.
-
흘러가는
무언가를 겪거나 보거나 할 경우, 감상은 대개 싱거운 편이다. 어떤 것에 대한 가치적인 판단은 어지간해서는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그저 모든 것이 흘러흘러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설령 자신이 지향하는 것과 완벽히 반대인 것을 겪는다 하더라도 그에 관해 불쾌해하거나, ‘나쁘다’고 비난하는 등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흘러가는대로 마음먹다보니, 그 옛날 잘 휩쓸리던 때보다 더 편안해보인다.
루아이가 정신적으로 더 강하고 단단해지게 된 이유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비록 자신의 신념에 따라 길을 결정해 걸었으나, 이러한 자신의 신념 또한 자신에게 찾아온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달관하고, 정신적으로는 어렸던 때와 달리 초월한 것 같다. 집착은 옅어져, 새로 만나는 이들에게 특별히 더 정을 붙이지도 않고, 떠나가는 이에 대해서도 미련을 가지지는 않는다. 감상을 물어보면 섭섭하다고 말하기는 하나, 미련은 없어 보인다.
-
단단한
어렸을 때보다는 더욱 굳세고 강인해졌다. 타인의 말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사상을 관철한다. 그렇다고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나, 타인이 자신이 틀렸다며 ‘정답’으로 오라고 회유하는 손짓에는 굳이 다가가지 않는다.
조금은 뻔뻔해졌다. 타인에게 직접적인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닌 이상, 단순하고 사소한 불쾌함까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 루아이를 만만히 생각한 사람이 본다면 조금 놀랄 수도 있다.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일은, 어릴 때와 똑같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만일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죽는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섭리에 닿았다고 생각하며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루아이가 해줄 수 있는 전부이다.
-
온화한
여전히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 비록 타인을 공격할 수도 있는 단단한 성격을 지니게 되었으나, 그렇다고 폭력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루아이에게도 싸움과 다툼은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한으로만 사용하는 것을 지향한다. 여전히 살생은 싫어하며, 폭력은 되도록이면 쓰지 않고자 한다. 만일 말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어지간해서는 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록 적으로 만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고통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을 버리게 되더라도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덜 고통스럽게, 행복해지는 것을 바란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옳은 일인지에 관한 성찰을 계속하고있다. 또한 발생한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우직하게 맞서고자 한다. 설령 자신이 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이 생긴다고 해도, 자신이 생각하는 옳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루아이는 기꺼이 자신의 목숨이라도 희생할 것이다.

-
루아이는 본인이 신령일체된 것에 관하여 신경써서 관심을 두지는 않습니다만, 부패의 신령에 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
가족은 어머니, 아버지, 동생 둘 정도가 있으나, 동생 하나는 아주 오래 전에 병으로 죽었습니다. 가족의 현황에 관해 물으면 모르겠다고 대답합니다. 전과 달리 가족을 생각할 때에도 표정에 변화는 없습니다. 생일은 7월 4일.
-
용도를 알 수 없는, 구슬이 촘촘히 꿰어진 장신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목걸이로 쓰기에도 줄이 너무 길어 보입니다. 본인은 목에도 걸고 어깨에도 걸고 팔에도 걸고 하는 등 자유롭게 걸고 다닙니다.
-
식습관은 여전히 안좋습니다. 그러나, 초조할 때 무심코 손으로 입술을 뜯거나 상처딱지를 뜯는 습관은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초조할 때는 가지고 있는 구슬 꿴 장신구를 만지작거리며 명상을 합니다.
-
혼자 있을 땐 그렇지 않지만, 신령의 영향으로 살이 썩는 것과 같은 모습이 된 것을 아직도 신경쓰여합니다. 특히 썩은 자국이 있는 부분은 타인이 역겨워할까 걱정하여 보여주고 싶지 않아하여 붕대로 감고 있고, 혹여 불쾌한 냄새가 날까 걱정하며 언제나 청결을 중요시합니다. 실제로 썩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는’ 부패의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신령에 관해 깊이, 골똘히 생각한 후, 혹은 무리해서 능력을 쓴 후에는 옷에 그 냄새가 잠깐 배어납니다. 깊은 고찰을 하는 동안에도 부패의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
-
부패의 흔적이 실제 썩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냄새도 나지는 않지만, 혹여 사람들이 불쾌해할까 싶어 향낭을 지참하고 다닙니다. 백단향 나무조각과 작약 꽃잎이 섞여 있는 향입니다.
-
목소리 톤은 중간 정도입니다.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일이 적습니다. 톤이 일정합니다. 웬만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에, 지루할 때 까지 목소리를 들을 일은 적습니다. 어조는 힘이 들어가있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그러나 늘어지는 일은 적습니다. 아직도 평소에는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주로 하십시오체를 사용하지만, 친분,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
전에도 그러하였듯, 먼저 나서서 좋아하는 것은 적은 편입니다. 그나마 꼽을만한 것은 향긋한 차 정도가 있겠습니다. 그마저도 눈에 띄게 좋아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동시에 싫어하는 것 역시 살생 외에는 딱히 없습니다. 가끔 외모를 보고 관련해서 말을 꺼내도,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낀 게 아닌 이상 별 감흥이 없습니다. 그 사람에게도, 본인의 외양에 관해서도 크게 감흥이 없습니다.
-
선호 외에도 딱히 무서워하는 것 역시 많지 않습니다. 벌레가 손등 위로 기어올라와도 아무렇지도 않게 조심스레 잡아 떼어내며, 귀신 이야기를 듣거나 해도 초연합니다. 놀래켜도 별 반응이 없습니다. 화를 내는 빈도가 훨씬 줄었습니다. 전반적인 감정을 표면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
진통제 대용으로, 혹은 타인이 권했을 때 수락했을 경우, 술을 종종 마십니다. 주량이 상당히 강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굳이 먼저 나서서 좋다고 마시는 일은 없습니다만, 권한다면 상황에 따라 사양할 수도 있고 수락할 수도 있습니다.
-
아무리 작은 벌레라 해도 살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에도 육식은 최대한 지양합니다. 또한 식습관은 소식을 하는 편입니다. 여전히 식습관은 불규칙적이며 조금만 잘못 먹어도 배탈이 납니다.
-
여전히 본인이 애칭으로 불리는 건 크게 신경쓰지 않아합니다.
-
신령의 힘을 다루는 것이 능숙해졌습니다. 하지만 능력을 강하게 그리고 많이 쓸 수록 신체적으로 피로가 쌓입니다.
-
체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예리하게 벼려진 칼과 같은 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타고난 신체 자체는 그리 강한 편은 아니지만, 이전의 손만 툭 대면 바스라질 것 같던 과거보다는 나아졌습니다.
-
루아이가 중앙을 떠나 타인을 도운 기간은 약 1년 조금 안 됩니다. 머리카락을 자른 것은 2년 전입니다.
기타 사항

지난 날의 기록
-
첫 해 : 슬픔의 발걸음은 죽음으로 물들고.
루아이의 첫번째 1년동안, 루아이는 사람이 없는 외진 곳을 돌아다니며 신령의 힘을 제어하기 위한 수련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루아이는 자신이 신령을 제어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앙에서는 ‘부패’의 신령과 감응한 루아이가 그리 큰 쓸모가 있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루아이의 능력이란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스러지게만 할 뿐인데, 재건을 원하는 중앙에서는 환영할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그런 신령의 능력을 제어조차 못할 루아이를 중앙이 반길 리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루아이는 끝까지 중앙에 남고자 하였습니다. 어쩌면 중앙에서는 그 모든것을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하지만 중앙의 성인식을 하루 남겨놓은 어느 새벽, 루아이는 완전히 썩어서 가루가 된 침상 위에서 깰 수밖에 없었으며, 발자국마다 남는 거무스름한 흔적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결국 루아이는 중앙에 더 머무는 것이 두려워졌고, 그 길로 조용히 중앙을 떠났습니다. 언젠가 자신이 신령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 돌아오기 위해 편지를 남겨 두었으나, 이미 루아이는 자신이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
두 해 : 역신은 다만 박해받을 뿐입니다.
루아이는 ‘폭주’하는 신령을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 계속된 수련은 성과가 없었고, 오히려 신령의 기운은 점점 더 흉흉해져가고 있습니다. 그런 루아이가 머무는 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루아이를 발견하고서는 루아이를 역신이라 부르며 조롱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용감한’ 몇몇 이들이 역신을 붙잡겠다고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루아이는 결국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깊은 미궁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미궁 속에서 루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자신은 단지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었는데, 그래서 이 신령이라는 존재를 통제하고 싶었을 뿐인데, 모든 것이 실패하였습니다. 루아이는 잠깐동안 모든 의욕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그 조용하고 외로운 지하에서 조용히 명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루아이에게 주어진 것이란 시간과 고독과 기억 셋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루아이는, 장신구의 구슬을 하나하나 굴리며 매일매일을 생각에 빠져 지냈습니다.
루아이의 생각은 태초의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왜 살고 있고, 나는 무엇을 지향해야 하며,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의 원인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 되는 것일까. 루아이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시간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주변에 방해될 것도 없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 역시 기억났습니다. 그렇기에 루아이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
세 해 : 젖지 않는 연꽃이 찬란히 빛나듯.
숨죽여 성찰만을 하며 지낸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는동안, 루아이는 긴 생각 끝에 답에 도달했습니다. 비록 그조차도 거대한 이치의 아주 작은 일부였으나, 루아이는 감았던 눈을 뜬 듯, 불안을 떨쳐내고 마음 속의 고요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알리기라도 하는 듯, 신령의 힘은 더이상 폭주하지 않았습니다.
그 길로 루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에 관해 어느 정도 답을 내렸습니다. 깨달은 이는 고통받는 다른 이들 역시 깨달을 수 있도록, 혹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했습니다. 그래서 루아이는 그 지하에서 나가 자신을 받아줄 단 한 곳을 찾아갔습니다. 이 어리석은 나를 그들은 받아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루아이는 그렇게, 중앙으로부터 점점 멀어져만 갔습니다. 그리고 그길로 루아이는 조용히 미궁을 나가, 또 자신을 보고 역겨워할 이들을 걱정하며 자취를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며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였습니다.

관계록
여래 :: 잘 맞는 불협화음
공부친구로써 함께 명상하며 가르침을 주고받는 사이. 어딘가 잘 맞지 않아보여도 잘 맞는다.
영언 :: 끝없는 배움
함께 방언을 공부하고 있다. 서로 자료를 찾아다 주거나 의견을 나누는 등 학습모임 느낌.
루아이가 이 모임에 멋대로 '相互辅导(샹후푸다오 또는 상호보도)'라는 이름을 붙여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