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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少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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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월  花月

18 · 153cm · 4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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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변한 것이 없다면 거짓이다. 어둡게 내려앉은 밤과 같은 짙은 빛을 띄던 흑색의 머리칼은 시간이 지남으로써 점차 자취를 감춰가기 시작했다. 검은색의 리본으로 높게 올려 묶었음에도 허벅지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길고 매끄러운 머리칼은 달빛과 같이 새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정수리에는 채 물들지 않은 검은 기가 남아있다.  

 

 홍옥같던 새빨간 눈동자에는 아래쪽부터 은빛이 물들기 시작해 반쯤은 붉은기가 빠진 채였다. 어린아이의 태를 내던 젖살은 어느새 사라지고, 꽤나 아가씨같은 품새가 되었다. 여전히 새하얗고 투명한 피부와 쳐진 듯 적당히 올라간 눈꼬리,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별로 크지 않은 키까지... 몇가지의 변화만 제한다면 당신이 알고 있는 소녀의 그대로이다. 종이 귀걸이 대신 붉은색 보석이 반짝이는 귀걸이를 착용했다. 큰 품새의 옷이라던가, 여전히 손을 보이지 않는 긴 소매라던가, 눈에 띄는 마른 체형까지 이전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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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 

 인위적인 빛에 대한 발전이 더딜 시절, 인간들에게 해가 내려앉고 어둠이 깔리는 밤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 어둠을 환히 밝혀주는 달빛을 신앙하게 된 것은 당연한 순리였으리라. 그러나 태양이 신앙을 독점하게 되면서 낮이 길어지고 밤은 짧아지자 달빛의 신령은 제 힘을 다하지 못하고 자취를 감추고야 말았다.

 그리고 현재에 와서, 빛을 잃은 세상에는 어둠만이 남았으며, 태양이 뜨지 않는 세상에는 달조차 그러했다. 어두운 밤을 환히 비추던 달빛이 햇빛이 미약해진 시점부터 제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되자, 인간들은 다시금 달빛을 소망하고 원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다시 태어난 것이, 달빛의 신령이다.

 

 그녀와는 어떤 교류도 갖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녀의 색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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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았으니까 이리 와 봐요! "

[ 쾌활한 / 붙임성 좋은 / 뻔뻔한 ]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타인을 곁에 두는 것을 꺼리던 그녀가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괜히 까칠하게 굴어봤자 제게 득 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서였을까. 세상은 혼자라는 양 새침하게 돌아설 때는 언제고, 꽤나 살갑게 구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사소한 일에도 웃고, 낯선 이에게도 서스럼 없이 말을 붙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뻔뻔한 면은 변하질 않아서, 내쳐진대도, 싫은 소릴 듣는대도 그저 웃어보이고 말 뿐이었다. 철판같이 깐 웃는 낯은 떨어져 울 줄을 몰랐다.

 

" 너는 여기까지예요. "

[ 선을 긋는 / 이기주의 / 이해타산적 ]

제 사람과, 제 사람이 아닌 사람. 그어놓은 선에서의 안팎에 서 있는 사람. 그 사람들에 대한 태도가 강박적이라 느낄 만큼 명확히 차이났다. 제게 도움될 이가 아니라면 살갑게 굴기는 커녕 이전의 그녀처럼 쌀쌀맞게 굴기가 십상이었다. 여전히 그녀의 세계에는 그녀만 존재했기에, 그리고 그 이기적인 심상과 이해타산적인 면모는 변하질 않았기에 이 부분만큼은 달라진 것 없는 이전의 그녀였다. 사소한 일에는 제 나름대로 관용을 베풀듯 제게 돌아오는 이득 없이도 선뜻 나선다는 것이 변했다면 변한 점이다.

 

" 후회는 안 해요. 그러니까 놓아도 돼. "

[ 결단력 있는 / 미련없는 ]

어딘가 물러졌고, 그만큼 어딘가는 단단해졌다. 이전과 같으면서도 무언가가 달랐다. 최선의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만한 완벽한 결단을 군생각 없이 확고하게 내리는 것. 그것만큼은 제 장점이라 자부할 수 있었다. 여전히, 제 결정에 후회를 가지지 않는다. 돌이키려 시도하지도 않는다.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후회라는 것은 그녀의 삶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였다. 그래서 쥐고 있던 것을 떠나보낼 때엔 더 붙잡지도 않았다. 떠나는 사람을 막지도, 오는 사람을 막지도 않고, 떨어지면 떨어진대로. 그렇게. 그리 미련없게도 쉬이 놓아주는 얼굴은 늘 어딘가 초연해 보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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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 

-생일은 9월 20일.

-여전히 호불호랄 것이 없다.

-더이상 상대를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다. 너는, 네가. 그런 말들로 상대를 칭했다. 존댓말도 가끔 쓰지 않을 때가 있다.

-시력이 나빠진 듯, 멀리 있는 것은 잘 눈치채지 못하고 인상을 찡그릴 때가 자주 있다.

-입이 짧아 식사를 거르는 것이 일상.

-놀라울 만큼 키가 크지 않았다. 한창 클 나이에 잘 먹질 않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관심사에 두지도 않았다. 사람은 키가 중요한 것이 아니랬던가.

-밤마다 창문을 열어재끼고 밤바람을 쐬는 것이 나름의 버릇이 되었다. 심란한 날은 특히나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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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의 기록

 3년 동안, 이렇게까지 무탈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아무런 일 없이 성장했다.

 

 주변 사람들과 천천히 교류해가며 그들의 말투를 닮기도 하고, 조금 더 살가운 성격이 되었다.

 

 아, 뭐랬더라. 집안의 사람들이 병으로 남은 사람 없이 다 죽었더랬다. 별로 관심도 두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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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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