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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少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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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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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もも

18 · 189cm · 9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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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 

 커다랗고 날카로운 몸집. 발목까지 내려오는 새카만 기모노가 채도 낮은 분위기에 썩 잘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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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나 '힘'은 존재한다. 가문의 위상, 신분의 높낮음에도 개의치 않는 순수한 무력. 사회적으로 떨칠 수 있는 재력과 영광을 가질 지혜가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쇠붙이 한자루에 자신의 명예를 걸었다. 검을 빼들고 신령에 대해 영원한 믿음의 맹세를 읊조렸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또는 얻기 위해, 또는 착취하고 밟아서기 위해, 또 누군가는 무엇을 의식하기 위해서. 의도가 어찌 됐든 가지지 못한 사람들 중 다수는 그렇게 신앙을 가졌다.

 태양이 신앙을 독점하기 시작한 때부터 사람들은 명예와 신념을 잃었다. 모두가 태양신에 충성했으며 사상이 대립할 일이 사라지자 애초부터 괜한 살육을 유발한다며 좋지 않은 시선이 심했던 검의 신령은 그 위세가 저물어져 갔다. 

 신령이 모습을 나타낸 것은 태양신이 눈을 감은 뒤. 나라의 기둥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절박함에 따라 손에 쥘 것을 찾기 시작했다. 그것이 날붙이, 검. 사그라졌던 신령이 다시끔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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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서툰] [솔직한] [올곧은]

 

여전하게 이어지는 담백한 말투.

말을 길게 끌지 않아 짧막하게 끊어지는 문장은 예와 다르지 않게 진심으로만 꽉 차있다. 거짓을 모르는 듯 지나치게 단순하고 솔직하다. 

하여 사람마다 모모의 대한 평가가 달랐다. 누군가는 그를 건방지게 세상 만물을 아는 척 하며 타인의 상처를 순진함을 앞세워 파고드는 불쾌한 인간으로 치부하기도 했고, 그가 솔직하게 타인을 대하는 만큼 모모를 편하고 가까이 벗해도 전혀 나쁠 것이 없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모 아니면 도로 정확하게 갈리는 인상이다.

 

아직은 애같다. 효과적인 감정표현에 서툴고, 관계를 맺음에 어리숙하고, 이성이란 없는 것 마냥 오롯 감성을 따라가는 일이 대다수다. 다사다난한 일들을 끌고다닐법한 극단적인 성격이지만 지금까지 조용할 수 있었던건 애초에 자신의 감정에 둔한 덕이 컸다.

굼뜨고, 느릿느릿 거리고, 자주 얼이 빠져있으며 매사에 여유로은 듯이 굴어도 뛸 땐 뛰고 할 것은 했다. 주관이라는게 확고히 세워진 듯한 느낌이다. 아직 자기의 주장을 펴는 것이 능숙하지 못해 일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면이 없잖아 있긴 하나, 유년시절처럼 무기력하고 수동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뭐라고 단언해 뱉을 수 없이 자리잡힌 제 나름대로의 신념은 꽤나 올곧다. 

 

더, 위로. 더 강하게. 더 많이. 더 크게. 주문처럼 외우는 말은 항상 무엇인가를 갈증하는 모양이다. 뭘해도 성미가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검술 실력이 늘어가도, 중앙에서 내어준 신선한 음식들을 먹어도, 꿈없는 밤을 푹 지내도 부족했다. 욕심이 많다. 구태여 그 티는 내지 않았지만, 쟁취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것이 뭐가 되었든 가지고 싶다면 느긋히든 빠르게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손에 넣으려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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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 

0.

멀대같이 커버린 키 덕에 눈에 띄는 탓도 있지만, 그에게서 조금 더 존재감는 뽐내는 것은 소리다. 한발 내딛을 때마다 허릿춤에 찬 검들의 형상이 부딪혀 절그럭, 절그럭, 무겁고 둔탁한 소리를 내었다. 

 

1.

듣기에 나쁘지 않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한결같은 반말이 이어진다. 썩 무게가 있어보일 법한 목소리나, 예의따위 모르는듯 툭툭 내뱉는 말뽄새덕에 그 빛을 보기가 힘들다.

 

이제는 책 한권 정도야 꾸역꾸역 읽어낼 수 있고, 꾸준한 악필에 글자 획을 두세개 종종 빼먹기도 하기만 못쓰는 한자는 없다. 몇년 전만 해도 완벽한 까막눈이였는데, 그동안 노력을 꽤나 한 것 같다. 

 

2.

태생이 무사 집안이어서 그런지, 검의 신령과의 일체화 덕분인지 검술 실력이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늘었다. 처음 영문도 모른 채로 손에 쥐여진 검은 이제 뗄래야 뗄 수 없다. 온종일 손에 쥐고 있던 무게있는 검 덕분에 안그래도 부르튼 손이 굳은 살까지 박혀 보기 흉해졌다.

 

특히 길고 번들거리는 기다란 검 하나를 쥐고 사용하다가, 조금 지루해진다 싶으면 니토류(二刀流, 혹은 엔메이류 검법) 라고 불리는 쌍검을 다루는 방식을 쓴다. 그 덕에 총 세자루의 검의 형상을 지니고 다닌다. 허리춤에 매달린 두개의 검집은 그 길이가 비슷해도, 하나는 장검이고 나머지는 단검이다. 꽤 무거울 법도 한데 발걸음은 사뿐거린다.

 

3.

좋아하는 것은 딱히 없고, 싫어하는 것은 버섯.

버섯 따는 일은 관둔지 좀 되었지만, 아직도 식사에 버섯만 나오면 떨떠름한 낯을 한다. 꾸역꾸역 먹기야 먹지만 엄청 질리고 싫다.

 

4.

취미는 여전히 홍등이 비추는 중앙의 거리를 산책하는 것. 새롭게로는 천문대에서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시장에 나가서 필요도 없는 물품을 이것저것 사가는 것 정도가 생겼다. 딱히 별 이유는 없다. 내일 당장 해가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덧없는 기대를 품고서 오늘도 맹한 시선을 하늘로 박아넣는다.

 

 

그 외 쓸데없는 것

- 안그래도 시린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실수로라도 닿으면 깜짝 놀랄 정도의 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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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의 기록

항상 같았다.

중앙에서 제공한 질 좋은 침대 위에서 눈을 뜨고, 거무스름한 아침을 맞이하고, 검을 잡고, 산책을 나가고, 희끗한 달빛을 보며 잠에 들었다. 전과 달라진게 있다면 뒤돌아 과거를 그리워할 줄 알게 되었다는 것. 신령의 존재를 모른 체 하지 않는다는 것.

 

1년간

중앙에 남은 이후, 그 다음 날부터 미친 사람처럼 검을 잡았다.

눈을 뜨면 홀린듯 열음의 훈련실로 향한다. 삽시간에 한적해진 중앙을 잊으려는 몸부림처럼, 예와 다르지 않은 고요한 낯으로 소리없는 울분을 자학 수준의 훈련으로 풀어냈다. 난생 처음으로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앞날을 걱정했다.

 

2년간

아버지의 부고를 들었다. 

시큰둥한 반응을 하고선 열음으로 향했다.

 

3년간

키우던 화분을 버렸다. 결국엔 햇빛을 받지 못하고 죽어버려서. 자신이 버린 것이 아닌 다른 중앙의 사람이 죽은 식물을 보고 퍼다 버린거지만, 그래서인지 더 마음이 안좋았다. 

그날부로 빈 화분 앞에서 밤을 지새운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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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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